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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 계절에 우린, 사랑을 배웠다》

by 사앙혀니 202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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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개: 데이트, 첫사랑의 설렘

고백 이후 며칠간, 유나는 마치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지훈과의 일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사소한 눈빛과 말투 하나하나에 묘한 설렘이 깃들었다.

손끝이 스칠 때마다, 지훈이 문득 유나를 가만히 바라볼 때마다, 유나는 속으로 조용히 숨을 삼켰다.
이전엔 너무도 당연했던 순간들이, 지금은 하나하나 특별했다.

“이번 주말, 시간 돼?”
지훈이 교실 문 앞에서 유나에게 물었다.
“응, 왜?”
“데이트하자.”

그 말에 유나는 놀라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데이트?”
“우리 이제 커플인데, 데이트는 해야지.”
“말로 하니까 되게 어색하다.”
“그러게. 나도 손발 오그라드는 줄.”

서툰 말 뒤로 웃음이 터졌고, 그 웃음은 둘만의 비밀처럼 마음에 포근히 퍼졌다.


📍첫 데이트: 동네 축제

토요일 오후, 두 사람은 동네 봄 축제에 갔다.
작은 놀이터 옆 광장에서 열리는 마을 행사였지만, 사람들로 북적였고, 핫도그와 솜사탕 냄새가 공기를 채웠다.

지훈은 유나에게 솜사탕을 건네며 말했다.
“이거 어릴 때 너가 울면서 원했던 거 기억나?”
“내가 그랬어?”
“응. 다섯 살쯤. 아저씨가 너한테 분홍 솜사탕 안 준다고 울었잖아. 내가 대신 얻어다줬지.”
“진짜 기억력이… 집요하네.”

그 말에 유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솜사탕을 한 입 베어물었다.
입가에 묻은 설탕을 보며, 지훈은 말없이 손끝으로 살짝 닦아주었다.
그 짧은 순간에, 유나는 심장이 두근거려 말을 잊었다.

“어색하지?”
“응… 조금.”
“그래도 좋지?”
“응… 많이.”

지훈이 유나의 손을 잡았다.
이젠 어색한 듯 아닌 듯, 두 사람의 손이 맞닿는 게 조금은 자연스러워졌다.
햇살이 두 사람의 어깨 위에 내려앉고, 봄은 그렇게 한 걸음 더 깊어졌다.


📍데이트 후, 서로의 방

저녁이 되어 각자의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
유나는 방에 누운 채 핸드폰을 들었다.
지훈이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지훈]
오늘… 진짜 좋았다.
우리,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유나는 잠시 웃으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유나]
나도.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
너니까.

잠시 후, 지훈의 답장이 왔다.

[지훈]
그러니까 더 잘하고 싶어.
너 좋아하는 마음, 매일 보여줄게.


📍그리고, 작은 흔들림의 시작

며칠 후, 지훈은 학원에서 늦게 돌아왔다.
평소처럼 메시지도 없었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지훈이 오늘 왜 그래?”
유나는 괜히 걱정이 되어 전화를 또 눌렀지만,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다음 날, 지훈은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유나 앞에 나타났다.
“미안. 어제 아버지랑 좀 얘기하다가… 늦었어.”
“무슨 일 있었어?”
“응… 나중에 말해줄게.”

지훈의 표정은 어디선가 어른스러워 보였다.
그 얼굴을 보며 유나는 문득, 이 사랑이 생각보다 단순하지만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지훈이 유나의 손을 잡으며 작게 속삭였다.
“걱정 마. 나는, 너랑 있는 게 제일 좋아.”

그 말에 유나는 다시 마음을 놓았다.
아직은 알지 못했다.
이 따뜻한 첫사랑에, 곧 다가올 현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걸.


👉 다음 편: 3. 갈등 - 진로, 가족, 그리고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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